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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어떤 감정은 곧잘 무시당한다. 여성이라서, 자식이라서, 부유하지 못해서, 남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겪는 어둡고 축축한 마음이 그렇다. 조예은 작가는 홀대받는 감정들을 생생하게 끄집어내며 반기를 든다. 자신을 옭아맸던 사람, 그 사람을 만든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 작품의 잔혹한 장면들은 곱씹을수록 다정하다. 총과 칼, 선혈과 비명 너머에 그 온기가 있다. 손에 피를 묻히더라도 비난하지 않는다. 그저 붉게 물든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아갈 따름이다. 지극히 장르소설다운 공감법이다. 여성 빌런의 탄생기 〈초대〉, 물귀신과 숲귀신의 사랑이야기 〈습지의 사랑〉, 가부장제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좀비물 〈칵테일, 러브, 좀비〉,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의 우수상 수상작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등 네 작품이 담겼다.
- 저자
- 조예은
- 출판
- 안전가옥
- 출판일
- 2022.04.13
금방 읽기 좋은 책
가볍게 읽기 좋은 책
[칵테일,러브,좀비]
밀리의 서재에서 서비스 하고있다.
총 네 편의 단편소설로 이뤄져있는 책
<초대> / <습지의 사랑> / <칵테일,러브,좀비> / <오버랩 나이프,나이프>
칵테일 러브 좀비에 수록된
네편의 단편소설 모두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있지만
각각의 이야기에서 그리는 사랑은 모두 다르다.
각자 다른 이야기 속에서 품고있는 음습함이 있지만 그 음습함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습지의 사랑>
시간이 흘러 본인을 잃어버린 물, 여울
시간이 흘러도 본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숲, 이영
비슷한듯 다른 둘이서 서로를 보듬는 사이에 끼어든 인간
그 인간들의 탐욕이 결국 두 사람을 이어주는
어둡고 슬프지만 순수한 사랑이야기가 좋았다
각 단편 소설이 각자의 매력을 갖고있고 길지 않으니
가볍게 읽을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하는 칵테일 러브 좀비
"보고싶었어, 이영."
서로의 이름을 부르자 세상이 암전되는 듯했다.
소음이 가시고 평온한 침묵이 찾아왔다.
이제 하천도 없고, 숲도 없고, 마을도 없었다.
뒤집히고 뒤섞인 세상에서 여울과 이영은 서로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이 몸을 붙였다.
세상이 어떻게 되든 말든 그런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들은 젖은 흙냄새에 파묻힌 채로 눈을 감았다.
<습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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